일본 도쿄 여행 후기 3부 (가와구치코역, Shibuya Mark City)

시부야 할로윈의 특별한 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시부야 스크램블로 출발했습니다. 오늘은 바로 할로윈, 10월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이었죠. 일본 현지 TV에서는 연일 "시부야는 할로윈을 즐기는 곳이 아닙니다"라는 캠페인을 하고 있었어요. 시부야구청장쯤 되는 분도 직접 나와서 시부야로 오지 말라는 연설을 했습니다. 거리 곳곳엔 할로윈을 거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심지어 버거킹과 몇몇 유명 상점들은 안전을 이유로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판까지 내걸었습니다.

사실 저는 직접 코스프레를 하진 않지만, 젊은 사람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그 속에 담긴 장난기, 웃음 가득한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해요. 마치 놀이동산에 가서 기구를 타기보다는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이번 시부야 할로윈도 그런 맥락에서 방문했죠.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이태원 사고 이후 시부야엔 엄청난 경찰 인력이 동원됐고, 그들은 끊임없이 외쳤습니다. "서지 마세요. 걸어가세요. 멈추지 마세요. 모이지 마세요." 그 문구가 일본어 공부가 될 정도로 자주 반복됐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미소와 열정은 참 즐거웠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쉴 곳이 없어서 힘들었어요. 잠깐 쉬려고 벽에 기대어 있어도, 심지어 잠시 서 있어도 경찰은 계속해서 이동하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이건 마치 시부야 거리에서 걷기 대회에 참가한 기분이었어요. 결국 3시간 만에 체력이 바닥나서 숙소로 돌아왔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침을 책임지는 Sukiya 시부야점

다음 날 아침, 일본 여행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후지산을 보러 가기 전에 아침을 든든하게 챙기기 위해 'Sukiya' 시부야점으로 향했습니다. 와이즈 아울 호스텔 시부야에서는 조식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24시간 운영하는 덮밥집이 훌륭한 선택이었죠. Sukiya에서의 아침은 보장된 맛, 규격화된 맛있는 덮밥에 따뜻한 미소 된장국을 곁들인 든든한 식사였어요. 

시노야 아침식사

일본어가 서툴러도 테이블에 비치된 태블릿으로 주문할 수 있어서 불편함이 없었고, 한국어도 제공되기 때문에 주문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어요. 이렇게 든든히 먹고 나니 고속버스 터미널로 떠날 준비가 됐습니다.

Shibuya Mark City에서 후지산행 고속버스 타기

후지산으로 가기 위해 Shibuya Mark City에서 고속버스를 타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 후지산으로 가는 방법이 많아서 별도로 예약 방법을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출발 30분 전에는 도착하도록 하세요. Shibuya Mark City 정류장은 생각보다 찾기 어려울 수 있고, 버스 정류장 화장실 상황도 썩 좋지 않아서 출발 전에 숙소나 백화점 같은 곳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합실도 작아서 쉴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먼저 위치를 확인한 뒤 커피숍이나 빵집에서 여유롭게 대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의 터미널 정류장도로 생각하시면 정말 오산입니다.

버스를 예약할 때 QR 코드 캡처본만 있으면 되니, 기사님 앞에서 굳이 사이트에 접속해 고생할 필요는 없어요. 유럽 버스 여행처럼 짐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이 기사님께 맡기면 됩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가 막히니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가와구치코역으로 이동하세요. 핸드폰에 영화도 담아가시면 좋겠지요.

가와구치코역 도착

드디어 4시간 정도의 버스 여행 끝에 가와구치코역에 도착했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이제는 쉬어야겠다" 싶을 때쯤 도착한 느낌이었어요. 개인적으로 후지산을 제대로 보기 위해 이곳 가와구치코에서 2박을 예약했습니다. 

첫날은 비교적 여유롭게 역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정말 사람들이 많더군요. 버스를 타는 사람들,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여관이나 호텔 셔틀을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북적북적한 분위기가 여행지의 활기를 느끼게 해줬습니다.

가와구치코 패스, 과연 필요할까?

가와구치코역에서 출발해 오이시 공원까지의 레드라인 버스 차비는 약 580엔입니다. 왕복하면 1,200엔 정도 들고, 버스 패스는 1,500엔 정도 하니 오이시 왕복과 추가로 한 번 정도 더 버스를 탈 계획이라면 패스가 유리합니다. 스이카 카드나 애플워치로도 결제가 가능해서 간편하지만, 저희 일행은 패스 구매 줄이 너무 길어서 그냥 스이카 카드로 결제했습니다. 이 경우 가격적인 이득은 조금 덜 봤지만, 기다리는 시간을 아끼는 것이 더 나았다고 느꼈습니다.

여관, 호텔 셔틀버스

가와구치코역에는 여관이나 호텔 셔틀버스를 대기하는 10번 정류장이 있습니다. 모든 여관이나 호텔이 셔틀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므로, 예약한 곳에 셔틀이 있는지 꼭 확인해보세요. 일부 고급 여관은 셔틀버스 시간을 명시해두기도 하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저는 '시키노야도 후지산'에서 1박을 예약했는데, 오후 3시 이후에 가와구치코역 정보센터에서 요청하면 콜을 해준다고 하더군요. 아쉽게도 저는 2시에 도착해 어쩔 수 없이 일반 버스를 타야 했지만, 시간을 맞추면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정보센터에 있는 분은 영어가 능숙하시니 어려움 없이 소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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